담다

1인 개발 시간표 앱, 6년 만에 다시 시작한 이야기

20대에 처음 만든 시간표 앱 담다를 6년 만에 다시 꺼내 운영하기까지, 혼자 만들고 운영하는 개발자가 직접 적었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수업이 색깔 블록으로 놓인 담다의 주간 시간표 화면.

안녕하세요. 담다를 혼자 만들고 운영하는 개발자예요.

담다는 제가 6년 동안 업데이트하지 못한 앱이었어요. 그리고 저에게는 단순히 오래된 개인 프로젝트가 아니에요.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조차 몰랐던 20대의 제가 무작정 개발을 시작해, 약 1년 동안 하나씩 부딪치며 키운 첫 서비스예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만들었어요

그때 저는 앱 개발자로 취업하고 싶었지만,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어떤 앱을 만들어야 하는지 잘 몰랐어요. 그래서 거창한 계획 대신 일단 만들기 시작했어요.

처음 담다에 넣은 건 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이었어요.

  • 내가 매일 확인할 수 있는 시간표
  • 일정을 놓치지 않게 해 주는 잠금화면
  • 앱을 열지 않아도 바로 볼 수 있는 위젯

필요한 기능을 하나씩 더하고, 사용해 주신 분들의 피드백을 받아 고치기를 반복했어요. 2018년에 쓴 글을 다시 읽어 보니, 그때는 담다를 '1분 단위로 일정을 등록하고, 잠금화면과 위젯에서 매주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는 앱'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더라고요.

홈 화면 위젯: 쳇바퀴를 달리는 햄스터, 집중 중인 타이머, 2학기 주간 시간표, 오늘의 할 일 목록.
앱을 열지 않아도 시간표를 보고 싶다는 처음 생각은 지금의 홈 화면 위젯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처음부터 큰 숫자를 목표로 만든 앱은 아니었어요. 실제로 쓸 수 있는 앱을 끝까지 만들어 보고 싶었을 뿐인데, 그 과정이 쌓이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분이 담다를 써 주셨어요. 제가 취업할 무렵 담다는 누적 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이 되어 있었어요.

취업을 준비하며 시작한 작은 프로젝트가 누군가의 일주일을 정리하는 도구가 되었다는 사실은, 지금도 저에게 꽤 큰 의미로 남아 있어요.

6년 동안 멈춰 있었어요

취업한 뒤로는 회사 일과 일상에 집중하느라 담다를 꾸준히 운영하지 못했어요. 앱은 스토어에 남아 있었지만, 안드로이드는 계속 바뀌었고 담다의 시간은 사실상 멈춰 있었어요.

가끔 담다를 떠올릴 때마다 마음 한편이 아쉬웠어요. 언젠가는 꼭 다시 업데이트하고 싶다, 이번에는 출시에서 끝내지 않고 다시 운영해 보고 싶다. 그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담다 3.0 프로젝트였어요.

다시 꺼낸 담다 3.0

3.0은 오래된 화면을 새로 꾸미는 일만은 아니었어요. 예전 담다가 가진 의미를 이어 가면서, 지금의 안드로이드에서도 오래 쓸 수 있는 앱으로 다시 만드는 일이었어요. 그때 특히 신경 쓴 건 이런 것들이에요.

  • 완전히 다른 앱을 만들기보다, 2.0이 하던 일을 지금의 안드로이드에 맞게 다시 구현하는 것
  • 예전 데이터 구조, 알림, 백업과 복원처럼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다시 살펴, 쓰던 분들이 불편 없이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것
  • 예전 담다에 부족했던, 앱 전체를 하나로 묶는 인상을 만드는 것
  • 앱을 열지 않아도 위젯처럼 하루 가까이에 머무는 도구가 되는 것
  • 여러 안드로이드 버전과 태블릿, 폴더블, 큰 글꼴 같은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다음 업데이트를 계속 이어 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3.0을 만들 때는 따뜻한 색과 함께 강아지 캐릭터를 앱 곳곳에 두었어요. 지금 담다의 캐릭터는 햄스터예요. 그 이야기는 아래에서 이어 갈게요.

그리고 지금, 햄스터와 함께

3.1.0에서 담다의 주 캐릭터를 강아지에서 햄스터로 바꾸었어요. 저는 귀여운 게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강아지도 귀엽지만 캐릭터로 만들기가 어려워서, 귀염뽀짝한 햄스터를 주 캐릭터로 정했어요.

UI 스타일도 다시 정리했어요. 이전 스타일은 많이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있었거든요. 조금은 유치할 수 있지만 게임성이 있는 앱을 만들어 보고 싶었고, 그에 맞는 디자인으로 바꿨어요. 오늘 할 일을 한곳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자주 쓰던 자리도 옮겼어요.

오늘 탭: 정원에 선 햄스터와 말풍선, 위쪽의 레벨과 연속 기록, 다가오는 일정 카드와 25분 집중 시작 버튼.
다음 일정을 보고 바로 집중을 시작하는 오늘 탭이에요. 화면의 레벨과 숫자는 예시예요.

예전부터 담다를 쓰던 분이라면, 입력한 시간표와 할 일, 집중 기록은 업데이트 뒤에도 그대로 있어요. 3.1.0에서 무엇이 어디로 옮겨졌는지는 3.1.0 업데이트 안내 글에 정리해 두었어요.

앞으로도 잘 만든 시간표 앱으로

캐릭터와 화면은 바뀌었지만, 담다는 앞으로도 잘 만든 시간표 앱을 목표로 해요. 처음 담다를 만들 때처럼, 한 주를 한눈에 보고 싶은 분들 곁에 있는 앱이면 좋겠어요.

6년 동안 멈춰 있었던 만큼, 이제는 천천히라도 꾸준히 운영해 보려고 해요. 예전에 담다를 쓰셨던 분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분도 조금 더 편하게 자신의 하루를 담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켜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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